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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이야기 평화와 화해의 씨앗을 심다 사랑방마음건강센터 김영인 센터장

글 : 허옥희 기자l사진 : 허영철 기자

번화한 충무로역을 지나 ‘사랑방 마음건강센터’를 찾았다.
이름처럼 탈북민의 사랑방이 되어주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탈북민들의 심리상담을 진행해 온 반백의 김영인 센터장을 만났다.

“사실 북한 사람이나 남한 사람이나 마음의 근육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환경, 생활방식이 바뀌면 누구나 당황하게 되고 변화에 적응할 대안이 요구됩니다. 이럴 때 상담이 필요한 거죠.”

물질적 삶의 풍요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다. 고백하기 어려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다면, 그리고 진솔한 피드백으로 가슴 깊숙이 묻혀 있던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아니 할 수 없다. 곡절 많은 삶을 걸어온 상처 많은 탈북민에겐 어쩌면 마음 건강이 신체 건강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빚진 자 “남쪽에서 태어난 것에 늘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 정착 과정에서 겪고 있는 고통을 보면서 나는 빚진 자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탈북민 상담을 진행해 온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김영인 센터장의 답이다.
김 센터장의 조부모님은 평안도 태생이다. 목사였던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신앙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탄압을 피해 남쪽으로 향했다. 대가족을 나누어 탈북길에 올랐다. 그 길에서 어머님은 두 번이나 사리원 감옥에서 옥살이를 겪는 고초를 당해야 했다. 부모님의 그러한 용단이 아니었다면 김 센터장도 북한에서 불우한 삶을 살아야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남쪽에 오신 부모님은 청주에서 고아원을 운영하셨다.
“새벽 6시 아이들과 운동장에 모여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하루를 시작했죠. 어린 시절 저는 평안도 말씨가 더 귀에 익었습니다.”
고향이 이북인 부모님으로부터 남쪽에서 태어난 김 센터장은 자신의 ‘행운’을 잊지 않았다. 호주에서 상담학을 전공하고 2005년 말 귀국한 그에게 탈북민 상담이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선뜻 그 일을 맡은 건 꿈에도 통일을 갈망하는 실향민 1세대 부모님의 영향이기도 했다.

김영인 센터장은 평화와 화해를 위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희망을 씨앗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음 근육 김영인 센터장은 새터민정착지원센터가 전국에 4개밖에 없던 2006년부터 서울 노원구 공릉 ‘새터민정착지원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했다. 그 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정착지원 전문상담사로 일하며 많은 탈북민을 만났다. 만남이 깊어질수록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심리상담의 특성상 단기보다는 중장기적 상담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퇴직했다고 해서 상담해 오던 내담자들과 관계를 끊을 수 없고요. 그렇다 보니 남편 회사에 빈방 하나를 얻어 계속 상담을 진행했지요.”
2019년 퇴직한 후 ‘사랑방 마음건강센터’를 열게 된 사연이다. 단기 상담은 응급상처를 봉합하지만 치유하지 못한다. 중장기적으로 최소한 20회 정도를 목표로 꾸준히 상담을 이어가야 마음 근육이 자란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특히 탈북민 내담자는 대상에 따라 2년, 3년간 상담이 이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종료 후에도 추후 상담을 진행한다.
“사실 북한 사람이나 남한 사람이나 마음의 근육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환경, 생활방식이 바뀌면 누구나 당황하게 되고 변화에 적응할 대안이 요구됩니다. 이럴 때 상담이 필요한 거죠.”

사람의 통일을 준비하다 통일의 주체는 사람이다. 남북한이라는 서로 다른 체제를 경험하고 하나가 되어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자체가 통일이다. 이러한 사람의 통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김 센터장은 현장에서 탈북민과 함께 일한 경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체험했다. 그러기에 삶의 곳곳에서 탈북민이 겪는 갈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매일같이 탈북민을 마주하며 그들이 어려워하는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형성과 유지, 마음의 평화는 큰 상담 주제이기도 하다.
김 센터장에게 내담자는 단순한 상담자가 아닌 행복을 연구하는 공동연구자라고 한다. 함께 살아가는 전략을 짜고 연습을 통해 실습하고 삶에 구현하는 동반자. 그가 가장 아쉬운 순간은 상담하던 내담자가 갑자기 연락을 끊을 때다.
“언제든지 기다립니다. 시간 나면 찾아오세요.” 진심 어린 문자를 받고 탈북민 대학생이 다시 찾아왔다.
김영인 센터장은 평화와 화해를 위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희망을 씨앗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음 치유 어린 나이에 홀로 남쪽에 정착한 내담자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이루어 행복해 보였지만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 외부적으로 보면 잘 정착했지만 묻혀 있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것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상담을 마치며 “저처럼 상담이 필요한 분들이 있을 겁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더 많은 사람이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020년, 2021년 50여 명의 내담자들과 지속적인 상담을 이어가며 상담 횟수는 250회를 넘어간다고 한다. 상담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언제나 열려 있다.

평화와 화해의 씨앗을 심다 김 센터장의 상담 목적 중 하나는 남북한 사람들의 마음에 화해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특히 남북한을 경험하고 통일의 실질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탈북대학생들을 평화와 화해의 일꾼으로 세우고 싶다고 한다.
그를 위하여 비폭력 대화를 주제로 집단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10명 내외의 청년들이 모여 평화의 언어, 평화를 만드는 대화법을 토론하고 때로는 역할극으로 연습도 한다. 15회에서 20회 사이로 이어지는 상담은 현재 5기를 수료하고 6기가 시작됐다. 이 과정을 통해 이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기여하는 지도자로 거듭난다. 갈등 대상자에 대한 이해와 욕구 파악, 공감과 대화로 마음을 나눈다.
이러한 시간을 거쳐 청년들은 작게는 가정에 평화와 화해를, 나아가 남북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씨앗들로 자란다. 김영인 센터장은 심리상담을 통해 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 가꾸는 원예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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